이 책을 언급하기 앞서 말씀드릴 점은 저는 이 게임기가 없었습니다.
어릴 적 동네 친구가 가지고 있던 게임기라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자주 놀러 가서 플레이하곤 했죠.
친구 집에선 온종일 소닉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제가 가지고 있던 슈퍼패미콤과 다르게
너무 정신없이 어지럽게 돌아가는 화면이 그 당시엔 얼마나 대단하고 멋지던지..
한 때 세가의 소닉은 닌텐도의 마리오와 일본 게임산업의 양대산맥으로 라이벌 위치였지만
어느덧 소닉은 이제 마리오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네요...
화면에 시작화면만 떠도 스피디한 게임을 즐길 생각에 얼마나 설레고 두근거렸던지 ㅋㅋ
게다가 우리 집에 있는 게임이 아니니 더욱 하고 싶어서 저 타이틀이 뜨면 정말 눈을 떼지 못했었죠.
이러한 소닉을 있게 한 세가의 전성기를 한 권에 담은 책이 있었으니,
그 이름 바로 메가 드라이브 퍼펙트 카탈로그입니다.
물론 세가 새턴이나, 드림캐스트처럼 훨씬 높은 사양의 그래픽 좋은 게임도 많이 있었지만
메가 드라이브만큼의 특유의 뜨거움이 없다는 기분이 드는 건 어째서 일까요...?
(그냥 내가 나이를 먹어서 추억 보정이 된 게임기라 그런 듯..)
친구 집 거실 한구석에 새까만 게임기가 자리 잡고 있어서
맨날 친구 집에 놀러 가서 무언의 압박을 주며 친구가 게임기를 켜길 기다리곤 했었죠. ㅋㅋ
(요즘 아이들은 학원 아니면 PC방.. 시대가 변하긴 했지..)
여타 퍼펙트 카탈로그와 동일하게 메가드라이브의 모든 발전사가 담겨있습니다.
그 당시 나름 핫한 게임기이지만 기기 스펙의 한계 덕분에
소프트웨어적으로 리셋을 시켜서 게임을 다시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게임을 진행하다가 소프트웨어적으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아 리셋 버튼을 눌러서
게임의 그 뒷부분을 로딩(...)하여 다시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그 당시에 끄고 켜고 게임을 처음부터 재시작하고 싶으면 리셋을 누르는 건데
'후반부를 플레이하기 위해 리셋을 눌러라..?'
잘못되면 처음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여기서 딜레마를 느꼈을까요 ㅋㅋ
본론으로 돌아와서 메가드라이브는 확장성이 좋은 게임기였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는 풍부한 (사실상 쓸 일은 잘 없는) 주변기기도 많았습니다.
슈퍼 32X와 같은 32비트 확장기기가 나올 무렵이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 새턴이 발매될 시기였습니다.
모든 소프트웨어가 CD로 넘어가고 있던 시기에
혼자서 확장 기기로 32비트를 돌리다 보니 발매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는 10개 남짓한 수량만이 발매되었고,
슈퍼 32X는 제대로 활용도 못한 채 잊힌 비운의 기기가 되었죠.
그러나 시간은 흘러 메가드라이브는 다시 한번 구매자들에게 확실한 각인을 하게 됩니다.
(예토 전생 제대로 했다.. 물론 브랜드 이미지 부분에서..)
바로 이런 식으로 말이죠.
갈수록 탑을 만들어버리는 확장 기기(...)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같은 주변기기를 계속 꽂은 것뿐이지만 어쨌든 유행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밈은 메가드라이브 미니가 발매될 때도 이용되기도 합니다.
메가드라이브 미니는 2019년 9월에 발매가 되었었습니다.
주변기기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넘어가고~
메가드라이브 퍼펙트 카탈로그에는 다른 카탈로그들과는 달리 하단에 구분할 수 있는 마크를
추가하여 눈으로 바로 식별될 수 있게끔 한 세심한 흔적도 보입니다.
쭈욱 둘러보면 그 시절 친구와 했던 게임들이 정말 많아서 또 한 번 추억에 잠깁니다.
(너 한번 나 한번 하기로 했는데, 망할 색기가 게임기 주인이라 잘 안 죽어서 한참을 하다가
내 차례가 오면 나는 금방 죽고 다시 구경만 하던 기억이라던지..
그래서 화나서 싸운 기억이라던지..)
그 시절 친구와 게임기는 지금 제 곁에 없지만 그래도 책을 보면서 마음이 따스해지네요(...)
책의 마지막에는 그동안 발매했던 메가 드라이브의 모든 소프트가 기재되어 있어서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뒷 페이지로 더 넘어가게 되면 한국의 메가드라이브에 대한 내용도 추가로 수록되었습니다.
이런 건 정식 발매판의 장점이군요.
지금은 모바일 사업에 집중하는 삼성전자에서 게임기 보급을 하고 세가와 기술협력을 했었다고 합니다.
나름 한글화가 아니라 자체 제작 소프트도 있었습니다.
(비록 5개 정도뿐이었지만.. 그 당시로서는 나름의 노력이었을리라 봅니다)
정식 발매판, 한글판, 일본에서는 발매되지 않은 북미판 등 삼성전자에서
국내에 정식 발매하였던 리스트 목록입니다.
메가드라이브는 실제로 일본보다 북미에서 더 많은 인기를 끌었던 기기입니다.
그 이유는 발매될 당시에 패미컴에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3가 발매되어
(그게 나왔으면 안 지는 게 이상한 거지..)
완전히 묻혀버렸고, 시간이 지나서도 드래곤퀘스트, 파이널 판타지에 밀렸으며,
그 후에도 슈퍼패미콤의 스트리트파이터, 파이널 파이트 같은 인기작들에 밀려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비운의 게임기였습니다.
다만 북미에서는 '세가 제네시스'라는 이름으로 발표했고 기기를 구매하면 소닉을 번들로
끼워줬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엄청나게 판매가 되게 됩니다.
(원래는 수왕기를 끼워팔기로 하였지만 그러려면 나가라고 북미에서 그랬...)
그도 그럴 것이 일본식 RPG 보다는
소닉과 같은 스피디한 액션 게임을 북미 유저들이 더 좋아했었기 때문이죠.
세가의 흥망성쇠를 보는 것 같았던 한 권의 책.
세가의 전성기가 오롯이 담겨있는 추억의 책.
그리고 친구와의 그 시절을 돌이켜 보게 하기에 저에게는 더욱 재미있고 즐거운 책인 것 같습니다.
메가 드라이브 퍼펙트 카탈로그였습니다.
다음 포스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일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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